올리기 전에 매번 하던 검수를 넘기기
콘텐츠를 올리기 전에 보는 것들이 있죠. 톤이 우리 같은가, 쓰면 안 되는 표현이 들어갔나, 필수 문구는 빠지지 않았나, 숫자는 맞나.
문제는 이게 양에 비례해서 늘어난다는 겁니다. 하루 한 편이면 괜찮은데 다섯 편이 되면 검수가 병목이 되고, 그러다 보면 결국 안 보고 올리게 돼요.
얻는 것
- 검수가 발행량을 막지 않습니다
사람이 다 읽어야만 나갈 수 있는 구조에서, 사람이 '고칠 곳만' 보면 되는 구조로 바뀝니다. 제 경우 132편 44.7만자(평균 3,383자)를 이 방식으로 처리했어요. 전부 손으로 읽었다면 못 했을 분량입니다.
- 기준이 사람 머릿속에서 문서로 나옵니다
에이전트에게 검수를 시키려면 기준을 글로 적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왜 이게 어색한지'가 규칙으로 남아요. 담당자가 바뀌어도 기준이 남는 게 실제 이득입니다.
- 놓치는 패턴이 줄어듭니다
사람은 같은 글을 세 번째 읽으면 같은 실수를 지나칩니다. 한 곳에서 문제를 찾으면 같은 패턴이 다른 곳에도 있는지 전체를 다시 훑는 식으로 돌립니다.
지금, 그리고 바뀌면
지금
- 초안이 올라옵니다
- 담당자가 처음부터 끝까지 읽습니다
- 톤·금지어·필수 문구·숫자를 눈으로 확인합니다
- 고칠 곳을 코멘트로 남기고 다시 돌려보냅니다
- 바쁜 날은 훑고 넘깁니다
바뀌면
- 초안이 올라옵니다
- 항목별 점수표와 '여기를 이렇게 고치면 됩니다'가 먼저 도착합니다
- 담당자는 제안을 보고 받을지 말지 판정합니다
- 기준을 바꾸고 싶으면 규칙 문서를 고칩니다. 다음 글부터 바로 적용돼요
어떻게 만드나
- 기준 문서화
브랜드 톤, 금지 표현, 필수 문구, 숫자 표기 규칙을 파일로 만듭니다. 이게 에이전트의 채점 기준이자, 사람이 읽는 가이드가 됩니다.
- 문체 검사
번역투, 어색한 사역 표현, 동사 없이 뚝 끊기는 명사형 종결, 3회 이상 반복되는 수사를 찾습니다. 제 경우 공개된 한국어 문체 룰북(
im-not-ai)을 기준으로 씁니다. - 사실 검사
숫자와 인용문을 원본과 한 글자씩 대조합니다. 고유명사·제품명 오타는 특히 발음이 비슷한 것끼리 바뀌기 쉬워서 원문과 다시 맞춰봅니다.
- 전체 재검색
한 군데를 고치면 같은 패턴이 다른 곳에도 있는지 문서 전체를 다시 훑습니다. 통과할 때까지 반복합니다.
- 보고
점수표 + 고칠 위치 + 수정안을 냅니다. 고쳐서 덮어쓰지 않고 제안만 합니다.
브랜드 가이드 · 콘텐츠 초안 → 점수표 · 수정안
망가지면
검수 에이전트에서 제일 위험한 실패는 멈추는 게 아닙니다. 멋대로 고치는 것이에요.
문체를 다듬으라고 시키면 숫자나 고유명사까지 '자연스럽게' 바꿔버리는 일이 생깁니다. 금액이 바뀌거나 제품명이 비슷한 다른 이름으로 교체되는 식이죠. 글은 더 매끄러워지는데 내용이 틀려집니다. 사람이 읽어도 매끄러우니까 안 걸립니다.
실제로 저는 글 127편의 문체를 한꺼번에 바꾼 적이 있는데, 그때 바꾼 것이 톤뿐인지를 따로 검사해야 했습니다.
- 의미·수치·고유명사는 건드리지 않는다를 기준 문서 1번에 박아둡니다.
- 검수는 덮어쓰지 않고 제안만 합니다. 반영 여부는 사람이 누릅니다.
- 일괄 적용을 했으면 전수 검사를 합니다. 저는 127편 전부에 대해 바뀐 게 문체뿐인지 기계로 확인했어요.
- 통과 기준을 숫자로 둡니다. '자연스럽게'는 검사할 수 없지만 '문어체 종결 비율'은 셀 수 있습니다.
안 되는 것
- 기준이 없으면 못 만듭니다
'우리 톤'이 사람 머릿속에만 있으면 채점할 수가 없어요. 잘 쓴 글 10편, 못 쓴 글 5편을 놓고 왜 그런지 말로 뽑아내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보통 여기가 제일 오래 걸립니다.
- 취향은 자동화되지 않습니다
맞춤법·금지어·필수 문구·숫자는 기계가 잡습니다. '이 표현이 우리답나'는 끝까지 사람 판정이에요. 그래서 점수표를 주고 사람이 받을지 정하는 구조로 만듭니다.
- 처음 몇 주는 사람이 더 바쁩니다
에이전트가 잘못 짚은 걸 교정해 줘야 기준이 정확해집니다. 보통 2~3주는 사람이 더 손이 갑니다. 이걸 안 알려드리면 '생각보다 별로네'가 됩니다.
- 남의 글을 검수할 때는 더 조심합니다
외부 자료를 요약·인용하는 콘텐츠라면 사실 오류가 그대로 공개됩니다. 이때는 문체보다 원문 대조를 먼저 겁니다.
만드는 과정
- 1주차잘 쓴 글과 아닌 글을 놓고 기준을 뽑아냅니다. 금지 표현·필수 문구·숫자 표기까지 문서 한 장으로 만듭니다.
- 2주차채점과 수정안 생성을 만들고 과거 글로 돌려봅니다. 담당자가 '이건 맞고 이건 틀렸다'를 교정해 기준을 조입니다.
- 3주차통과 기준을 숫자로 고정하고, 일괄 적용했을 때 쓸 전수 검사까지 붙여 넘겨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