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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도구2026-10-12

"들어오던 수주를 다 멈췄습니다" 컨설팅 200건 하던 회사가 하룻밤에 AI 올인을 결심한 이유 (아크포인트 오태완 대표님)

출처 · 빌더 조쉬 Builder Josh이 글은 아래 영상 내용을 한국어로 요약·정리한 것입니다. 원문의 주장과 수치는 영상 제작자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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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 AI 결과물은 병목을 없앴는지, 옮겼는지로 판단해야 해요
  • AI가 회사를 '조회'할 수 있어야 대표의 판단이 쌓여요
  • AX의 기회는 AI를 못 쓰는 곳에 있어요

한 줄 요약

컨설팅 프로젝트를 200건 넘게 해 온 아크포인트의 오태완 대표가 클로드 코드를 처음 써 본 날 밤 "AI는 몰빵해야 한다"고 결심하고, 들어오던 수주를 멈춘 뒤 회사를 AI 네이티브로 바꾼 과정을 빌더 조쉬와 이야기해요. 매일 아침 스터디 스킬, 'AI 슬롭'을 가려내는 기준, 옵시디언으로 만든 회사의 뇌, 그리고 지방 중소기업과 수익을 나누는 사업 모델까지 실제 화면과 함께 풀어놓습니다.

전체 내용 정리

클로드 코드를 써 본 그날 밤, 수주를 멈추고 매일 아침 스터디를 시작했어요

오태완 대표는 증권사에서 통신·광고·미디어 섹터를 맡던 애널리스트 출신이에요. 2022년에 나와 AI·디지털·웹3 같은 신기술 기반 컨설팅 회사를 차렸고 3년 동안 국내 증권사와 기업, 해외 기업까지 포함해 200건 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죠. 그런데 컨설팅은 사람이 많이 필요한 산업이라 늘 답답함이 있었다고 해요.

전환점은 올해 2월 말이었어요. AI 공부는 했지만 직접 쓰지는 않던 오태완 대표에게 한 팀원이 "클로드 코드 좀 써 보라"며 안티그래비티에 깔아 줬거든요. "이렇게 한다고 개발이 되겠어?" 싶었는데 실제로 되는 걸 보고 그날 새벽까지 몇 개를 만들고 나서야 집에 갔대요.

그리고 깨달았죠. AI는 몰빵해야 하는 거라고요.

그때부터 회사로 들어오던 수주를 멈추고 AI 네이티브 기업을 만드는 데 집중했어요. 사실 그 전에도 쓴맛을 본 적이 있었다고 해요. 정부 지원 사업으로 오태완 대표의 리서치 워크플로우를 옮긴 '애널리스트 X'라는 제품을 만들었는데, 모델 성능이 좋아지고 구글 노트북 같은 제품이 쏟아지면서 경쟁력이 간단한 하네스(harness, 모델을 감싸는 실행 틀)조차 못 이길 만큼 희석됐거든요. 그 경험 이후 4월쯤부터는 모든 직원이 AI로 일하는 회사가 됐어요.

기존 업무 방식을 AI 위에서 다시 짜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에요. 그래서 대부분은 포기하거나, AI를 쓰는 척하거나, 하던 일을 그대로 하면서 "리서치 찾아 줘", "이거 검토해 줘" 정도로만 묻는다고 해요. 오태완 대표는 이런 사람이 조직에 한 명만 있어도 전체 속도가 그 사람에게 맞춰진다고 봐요. 병목이 생기니까요.

이걸 바꾸려면 대표의 강한 의지, KPI의 일관성, 팀워크, 그리고 함께하는 스터디가 필요하다고 해요. 아크포인트는 매일 아침 한 시간 일찍 출근해 40분 공부하고 20분 토론하는 루틴을 만들었어요. 이 스터디를 돕는 게 직접 만든 '스터디 스킬'이에요.

쓰는 법은 간단해요. 예를 들어 안드레 카파시(Andrej Karpathy)가 쓴 LLM 위키 글처럼 공부하고 싶은 글의 링크(가능하면 원문)를 복사해 스킬에 넣으면 끝이거든요. AI가 오태완 대표의 수준, 회사 구성원, 지금 상황, 그동안 읽은 글을 알고 있어서 거기에 맞춘 학습 자료를 노션 페이지로 만들어 줘요. 카파시가 누군지 모르는 사람을 위한 배경 설명부터 "LLM 위키는 RAG(검색 증강 생성)나 노션과 뭐가 다르냐"처럼 원문엔 없지만 궁금해할 만한 내용까지 담겨 있대요.

오태완 대표가 특히 좋아하는 부분은 맨 아래 토론 아젠다 2~3개예요. "아크포인트는 이미 노션과 구글 드라이브에 문서가 수백 개 있는데, LLM 위키를 도입하면 기존 걸 다 옮길까, 새로 시작할까?", "소스 큐레이터는 누가 맡아야 할까?" 같은 질문이 실제 직원 이름까지 넣어서 나오거든요. 그날 스터디 참석자를 적어 두면 그 사람들에게 맞춘 버전도 만들어 줘요. 참고로 스킬 이름 앞에는 항상 만든 사람의 이름을 붙여서 누가 만든 스킬인지 구분한다고 해요.

토스 앱 10개, 웹사이트 30개를 만들고 나서 알게 된 'AI 슬롭'

AI를 엄청나게 쓰다 보니 문제가 생겼어요. 슬롭(slop, AI가 찍어 낸 쓸모없는 결과물)이 쏟아진 거예요. 토스 앱을 10개 넘게, 웹사이트를 30개 넘게 만들었고 자동화도 이것저것 만들었대요. 첫 작품은 여야 국회의원들의 4년치 법인카드 내역을 분석한 '국회의원 맛집 지도'였어요. 기사가 나고 트래픽이 뛰고 광고 수익까지 들어오자 "하루에 하나씩 찍어내야겠다"고 생각했죠.

그런데 결국 아무도 안 보더라는 거예요. 이유는 디스트리뷰션 채널(유통 채널)이 없어서였어요. 친구나 인스타, 주변 사람에게 알리는 정도로는 안 됐대요. 에이전트 팀이나 봇처럼 "있어 보이는" 것도 잔뜩 만들었지만, 그런 건 지금은 다 자동으로 된다는 거죠. 결국 다 슬롭이었다는 걸 깨달았대요.

오태완 대표가 제일 싫어하는 슬롭은 AI 회의록이에요. 길고 무슨 말인지 모를 문장으로 꽉 찬 회의록을 누군가 "여기 보세요" 하고 던져 주면 도대체 뭘 봐야 할지 모르겠다는 거죠. 정리에 10분 걸리던 회의록을 AI가 1초 만에 만들면 10분을 아꼈다고 생각하기 쉬워요. 그런데 읽는 시간이 10분에서 20분으로 늘고 그걸 10명이 읽으면 100분이 낭비돼요. 병목을 없앤 게 아니라 옮긴 거죠.

그래서 아크포인트는 슬롭인지 자산인지를 이렇게 가려요.

  • 계속 쓰이고 계속 개선되는가: 스터디 스킬이나, 한 직원이 시계(워치) 데이터를 직접 연동해 계속 고쳐 쓰는 건강 관리 도구가 그 예예요.
  • 실제 비즈니스 임팩트를 냈는가: 시간을 진짜 줄였는지, 돈을 벌어 왔는지, 비용을 줄였는지를 봐요.
  • 핵심 병목을 제거했는가, 아니면 이전했는가: "코드 180만 줄을 썼다"도 남에게 검토를 떠넘긴 거라면 병목 이전이에요.
  • AI 네이티브하게 워크플로를 다시 설계했는가: 기존 방식에 AI를 살짝 묻힌 건 모델이 2주마다 좋아지는 지금 금세 쓸모가 없어진다고 해요.

고객부터 찾고, IT 회사 말고 지방 중소기업과 수익을 나눠요

제품 만드는 방식도 바뀌었어요. 예전엔 기획자·개발자·디자이너가 회의를 거듭해 기능 정의서나 화면 정의서를 만들고 프로토타입과 테스트를 거쳐 사업을 넓혔잖아요. 지금은 디자이너나 사업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 BD(사업 개발) 담당자가 직접 MVP를 만들어 돌려 봐요.

예시로 보여 준 건 업종만 바꾼 필라테스 대형 프랜차이즈 사례예요. 매장이 20개쯤 있는데 강사들이 인스타는 열심히 해도 블로그 콘텐츠는 관리를 못 하는 상황이었죠. 그래서 스튜디오별로 온보딩을 하고 주간 콘텐츠를 생성하는 도구를 만들었어요. 1단계 MVP에서 필라테스 글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검증하고 블로그 잘 쓰는 분들의 노하우를 배워 하네스를 다듬었다고 해요.

오태완 대표는 이게 기술적으로는 어렵지 않다고 말해요. 핵심은 어떻게 사업으로 만드느냐예요. 예전엔 아이디어 → 제품 → 고객 탐색 순서였다면, 지금은 고객을 먼저 찾고 아이디어를 붙여 제품을 만들고 바로 테스트해요. 이 사례도 1,000곳 넘는 고객을 한 번에 온보딩할 수 있는 고객사를 먼저 확보한 뒤에 개발했대요. 사업 리스크가 훨씬 작아지는 거죠.

조쉬는 AX(AI 전환) 회사를 하려면 IT 업계를 타깃으로 하면 절대 안 된다고 봐요. 서울의 똑똑한 테크 고객은 이미 AI를 너무 잘 쓰니까요. 오태완 대표도 같은 생각이에요. 아크포인트의 타깃은 지방 기업, 중견·중소기업, 자영업자처럼 AI를 잘 못 쓰는 곳이에요.

이들에게는 AI를 가르치는 게 아니라 AI로 문제를 그냥 해결해 줘요. 예를 들어 K-제품 인기를 타고 아마존에서 해외에 팔고 싶은데 번역도, 아무것도 못 하는 자영업자가 있다면 아크포인트가 AI로 다 만들어 주고 거기서 생기는 수익의 30%를 가져가는 구조예요. 기존 사업은 그대로 두고 새 매출처를 뚫어 주는 거죠.

업체 입장에선 개발자도 없고 AI도 못 쓰니 직접 운영할 수가 없어요. 그래서 계약은 '운영 대행' 형태의 레비뉴 셰어(revenue share, 수익 배분)로 맺고 보통 기간 단위 독점 파트너십으로 간다고 해요. YC가 말하는 "에이전트 회사가 되라"는 방향과 비슷한 접근이라고 오태완 대표는 설명합니다.

보고서가 쓰레기통에 들어가는 구조를 바꾸고, 회사를 다시 설계해야 해요

컨설팅 팀의 AX는 두 갈래예요. 위에서 내려가는 탑다운 컨설팅, 그리고 교육이나 FD(현장에 팀원처럼 들어가 실제 문제를 푸는 방식)처럼 아래에서 올라가는 바텀업이죠. FD 인력은 최근 몇 명을 뽑아 곧 시작할 예정이고 지금은 탑다운부터 하고 있어요.

대부분 대기업은 바텀업으로 일해요. 직원은 팀장의 생각을 추측해 보고서를 쓰고 중간 관리자는 대표의 생각을 추측해 고치고 대표가 "별로인 것 같다" 한마디 하면 그 노력이 통째로 쓰레기통에 들어가요. 무형 자산으로 쌓이지 않는 거죠.

그래서 아크포인트는 의사 결정자의 생각과 AI를 최대한 동기화하는 작업을 1단계로 해요. 처음부터 "AI랑 대화하세요, 인터뷰 스킬 쓰세요" 하지 않고 SK 전략실 출신 컨설턴트가 직접 대표를 만나 생각을 끄집어내요. 사람이 하던 일을 사람이 그대로 하되, 결과를 AI가 읽을 수 있게 만드는 거예요. 이렇게 대표의 클론, 혹은 LLM 위키 같은 회사의 뇌를 만든 뒤 중간 관리자와 직원도 접근하게 해서 오늘의 미팅·회의·문서가 대표의 생각과 맞는지 계속 검증하게 해요.

오태완 대표는 이걸 계산기에 빗대요. 계산기가 없던 시절에 전 직원에게 계산기를 나눠 준다고 회사 손익이 좋아질까요? 손익은 계산이 아니라 숫자를 보고 내리는 전략과 의사 결정 체계에서 나오죠. 지금 많은 기업이 AI를 계산기 지급하듯 쓰고 있다는 거예요. 그런데 AI는 계산기·엑셀·망치와 달리 적당히 맡기면 의사 결정까지 내려 주는 새로운 인프라라서, 체계부터 바꿔야 실질적인 생산성이 나온다고 봐요.

그래서 이 방향에 동의하지 않는 기업은 컨설팅하지 않는대요. KPI도 "보고서 작성 30분 단축"이 아니라 손익이 실제로 좋아졌는지, 대표가 "이거 너무 좋아졌다"고 느끼는지로 잡아요. 그게 아니면 그냥 AI를 잘 쓰는 '척'할 환경을 만들어 준 것뿐이라는 거죠.

탑레벨이 AI를 잘 쓰려면 교육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효용감을 느껴야 해요. 그러려면 탑레벨이 어떤 일을 하는지 잘 아는 사람, 즉 대표 곁 전략실에 있던 사람이 맞춤 프로젝트를 만들어 줘야 한다고 해요. 탑레벨이 감동해서 일하는 방식을 바꾸면 그걸 기반으로 아래 직원들의 워크플로를 하나씩 고쳐 나가요. 반대로 고도화된 테크·AI 회사는 너무 잘해서 아크포인트가 도울 게 없대요.

조쉬는 C레벨들이 하나같이 "AI 쓸 시간이 모자란다"고 하고 의사 결정에 필요한 데이터를 익히느라 회의가 많아진다고 말한다고 전해요. 오태완 대표는 이게 AI가 나를 읽지 못해서 생기는 일이라고 봐요. 내가 어떤 상황이고 어떤 문서를 보고 무엇을 하는지 AI가 알 수만 있다면 훨씬 많은 인사이트를 줄 수 있다는 거죠. 그러면서 AI 네이티브 회사의 조건 세 가지를 꼽아요.

  • 쿼리어블(queryable, 조회 가능한 환경): "작년에 그 고객사랑 계약이 왜 실패했지?"라고 물었을 때 답이 오는지를 봐요. 암묵지와 노하우가 직원 머릿속이나 숙련공의 컴퓨터가 아니라 회사에 담겨 있느냐가 관건이에요.
  • 에이전틱(agentic, 실행하는 AI): "지난달 매출이 왜 부진했는지 해당 부서와 소통해서 보고서 만들어 줘"를 시킬 수 있는 환경이에요. "리서치해 줘"가 아니라 "보고서 만들어서 노션에 올리고 전 직원에게 공유해 줘"까지 가야 실행하는 AI라는 거죠.
  • 클로즈드 루프(closed loop, 닫힌 루프): 업무에서 얻은 경험과 노하우가 다음 업무에 적용되도록 루프가 계속 도는 구조예요.

이 세 가지만 갖추면 작은 회사도 대기업이 하는 일을 할 수 있다고 오태완 대표는 봐요.

오태완 대표는 AI가 인터넷이나 전기보다 크다고 생각해요. 전기 이전과 이후의 공장, 인터넷 이전과 이후의 회사는 구조와 일하는 방식이 완전히 달라졌잖아요. 오픈AI와 앤트로픽이 하이닉스 시가총액만큼의 돈을 쓰겠다고 하는 규모를 생각하면 "지금 이런 문제가 있는데 AI로 어떻게 바꾸지?"는 임시방편일 뿐이라는 거예요.

그가 자주 드는 예가 QR코드 이야기예요. 서울역 앞에서 전단지를 나눠 주던 회사의 대표가 인터넷 시대에 맞춰 디지털 회사가 되겠다며 한 일은 전단지 한쪽에 QR코드를 붙인 것뿐이었어요. 직원들은 여전히 "어디가 유동 인구가 제일 많지?"를 고민하고요. 진짜 디지털 광고 회사는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보고 서울역 맛집이 아니라 전국·해외 회사의 광고까지 받잖아요.

워크플로와 기업을 해체하고 다시 설계하는 데까지 가야 한다는 게 스스로 '급진적'이라고 부르는 오태완 대표의 주장이에요. 다만 당장 쓸 수 있는 방법으로 아크포인트의 실제 시스템을 보여 줘요.

옵시디언으로 만든 '회사의 뇌'와 대표가 직접 하는 스킬 승격

아크포인트의 LLM 위키는 옵시디언(Obsidian)에 있어요. 대표는 재무·연봉 데이터까지 모든 권한을 갖고 다른 사람은 못 보게 잠가 뒀대요. 슬랙·노션·구글 캘린더가 연결돼 있고 프라이버시 때문에 내용은 숨기고 제목만 읽게 연결한 소스도 있어요. "이 옵시디언이라고 하는 건 어쩌면 회사의 뇌라고 보시면 됩니다."

뇌에 넣는 자료는 두 가지예요. 내부 자료는 슬랙 MCP, 노션, 캘린더를 통해 들어가요. 외부 자료는 매일 '데일리'를 써서 좋은 글과 뉴스레터를 우리 회사에 주는 의미까지 붙여서 넣고 해외 유명 팟캐스트에서 회사가 알아야 할 내용을 요약해 넣기도 해요. 고객사 레이더, 스타트업 동향 같은 항목도 있고요.

저장 방식도 고민했어요. 카파시의 LLM 위키 방식은 관점을 하나로 모아 줘서 연구에는 맞지만, 회사는 살아 있는 생물이라 다양한 관점이 필요하다고 봤거든요. 그래서 제텔카스텐(Zettelkasten), 즉 글을 주장 단위로 쪼개 저장하는 방식을 택했어요. "서울은 교통이 좋은 도시이고 착한 사람이 많다"는 글이 있으면 주장 두 개로 나누고 각 주장이 기존 카드들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이어 가며 뇌를 만드는 식이에요.

노하우는 직원들의 AI 세션에서 나와요. 모두가 AI로 일하니 하루 10~20개씩 세션이 생기고 거기서 얻을 만한 노하우와 워크 프로세스를 스킬로 저장해요. 헤르메스(Hermes)가 워드를 PPT로 바꾸는 일을 한 번 하면 그걸 스킬로 저장해 다음엔 더 잘하는 것처럼요. 개발 쪽 스킬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일하는 노하우예요. 예를 들어 영어 원문으로 한글 마케팅 문구를 뽑을 때 전체를 번역한 뒤 한 줄을 뽑을지, 영어로 한 줄을 뽑은 뒤 번역할지는 결과가 완전히 다르잖아요. 이런 판단이 회사의 지식으로 흡수되는 거죠.

처음엔 각자 알아서 저장하라고 했는데 결과가 좋지 않았대요. AI가 대화를 전사하면 강조한 말과 흘려 한 말이 똑같은 문장으로 나오잖아요. 사람은 비언어적 표현이나 눈빛으로 진짜 중요한 걸 알아채지만 AI는 아직 그 수준이 아니라서, 사람이 게이트웨이 역할을 해야 한다고 판단했어요.

그래서 필터가 두 번이에요. 먼저 AI가 세션마다 "이번엔 이런 게 좋았다"는 노하우를 1차로 골라 개인에게 줘요. 직원은 그중 회사 전체가 써야겠다 싶은 것만 대표에게 제안하고 대표가 매일 보고 정말 좋은 것만 승격시켜요. FGI(포커스 그룹 인터뷰) 녹취를 리포트 구조로 바꾸는 프롬프트처럼요. 간단한 건 혼자 쓰면 되고 공유하고 싶은 것만 올리는 거죠. 조쉬가 "바텀업이라 관리가 어려워지지 않겠냐"고 묻자 오태완 대표는 승격을 아주 적게, 정말 좋은 것만 시킨다고 답해요. 그리고 이런 제안을 KPI로 봐요. 혼자 쓰는 건 개인의 역량을 쌓는 거지만, 공유된 스킬은 회사에 누적되는 무형 자산이라는 거예요.

실제 질문도 보여 줘요. "우리 왜 신사업 B를 접었지?"라고 물으면 회의록, 의견, 슬랙에서 거절한 이유를 근거로 답해요. "FD를 바텀업으로 제안할까, 탑다운 컨설팅부터 할까?"라고 물으면 내부 자료에 더해 맥킨지·BCG 같은 외부 자료에서 양쪽 근거를 찾아 제안해 주고요.

그냥 클로드 코드를 열어 묻는 것과 뭐가 다르냐는 질문엔 "완전히 다르죠"라고 답해요. 개인이 물으면 회사 전체 맥락을 모르고 웹 검색을 안 하면 옛날 답을 하죠. 반면 이 플랫폼에선 골라 둔 좋은 자료를 기반으로 답하니까 AI를 잘 쓰는 사람이든 못 쓰는 사람이든, 맥락을 많이 주든 적게 주든 비교적 고품질에 일관된 답이 나온대요. 그리고 재미도 있다고 덧붙여요.

쿼리어블한 환경은 어떻게 쌓을까요? 요즘 AI는 100만 컨텍스트로 넓은 범위를 한눈에 보니까, 잘 정리된 자료를 최대한 많이, 깔끔하게 적재하는 게 아크포인트의 접근이에요. 그래서 모든 일이 AI가 읽기 좋은 워크스페이스, 즉 슬랙과 노션에서 일어나게 하는 걸 1단계로 봐요. 슬랙의 모든 채널 데이터는 계속 서버로 옮겨져 정리·적재돼요.

나쁜 예는 결과만 쌓는 경우예요. 밥 먹으면서 "A는 포기하고 B로 가자"고 정해 놓고 슬랙엔 "B로 가기로 했으니 이거 하세요"만 남기면 중간에 빈 공간이 생기잖아요. 그래서 "AI가 우리를 보고 있으니 잘 알려 줘야 한다"는 생각으로 일한대요. 회의 녹음도 마찬가지예요. 자료를 보며 이야기하면 AI는 자료를 못 본 채 녹취만 듣게 되니까, "슬랙에 올린 자료를 기반으로 이걸 하겠다"처럼 몇 마디를 덧붙이거나 중요한 문장을 소리 내어 읽어 줘요.

루프는 더 어렵다고 해요. 오태완 대표는 에어컨으로 설명해요. 예전 에어컨은 18도로 틀면 방이 얼든 말든 18도로 돌아가요. 루프가 있는 에어컨은 "방 온도가 22도가 될 때까지 틀어"라고 하면 온도를 확인하고 아직 높으면 계속 틀고, 22도 아래로 떨어지면 꺼요. 비개발자 업무로 옮기면 노하우가 학습돼 다음에 다시 쓰이는 것이 루프가 닫힌 상태예요.

아크포인트에선 앞서 말한 승격 과정이 이 루프예요. 직원 10명짜리 스타트업이라 대표가 최종 게이트웨이를 맡아 전사에 배포하고, 이후 누군가 회의록이나 전략 문서, 기획서를 쓰면 AI가 기존 스킬을 근거로 "이건 왜 이렇게 안 했지?" 하고 제안해 줘요. 그래서 컨설팅을 할수록, 도메인 지식이 쌓일수록 회사가 강해지고 직원 한 명이 나가도 그 도메인이 사라지지 않아요. 오태완 대표는 이게 AI 네이티브 회사와 일반 회사의 차이라고 말해요.

똑똑한 창업자라면 '언섹시 비즈니스'를 혁신해 보라고 해요

오태완 대표는 AI를 인터넷처럼 바꿀 게 너무 많은 변화로 봐요. 지금까지는 지식과 좋은 플랫폼이 중앙에 몰려 있었는데, AI는 모두에게 갑자기 전기와 인터넷이 주어진 것과 같다는 거예요. 인쇄술이 나왔을 때 동양의 많은 나라는 그걸 가둬 뒀지만 유럽은 책과 성경을 퍼뜨려 큰 혁신이 일어났잖아요. 혁신은 대기업이 아니라 작은 사람들의 기발한 발상에서 나온다고 그는 믿어요.

그래서 김치·김·한국형 음료를 맛있게 만들지만 브랜딩도, 아마존 입점도, 해외 판매도 할 줄 모르는 회사, 외국인 관광객용 플랫폼을 못 만드는 렌터카 회사 같은 곳에 "괜찮다, 이제 다 만들어 드리겠다, 같이 해 보자"고 말하고 싶대요. 사업은 세 갈래예요. AX 지원, 대기업 개선 컨설팅(작은 혁신이라도 사회적 임팩트가 크고 매출도 잘 나와요), 그리고 자체 프로덕트예요. 최근엔 학교 선배와 함께 익산의 돈가스 공장 인수를 시도하기도 했어요. PB 상품을 만들고 경영 효율을 20% 높이는 식으로 운영해 보려 했다고 해요.

똑똑하고 도전할 생각이 있는 창업자라면 AI 프로덕트를 만들기보다 전통 비즈니스, 이른바 언섹시(unsexy) 비즈니스를 혁신하는 쪽에 훨씬 좋은 사업 기회가 있을 거라고 봐요.

오태완 대표는 아크포인트를 언섹시하고 캐시카우가 나오는 비즈니스를 좋아하는 혁신적인 AI 네이티브 회사로 만들고 싶다며 이야기를 마무리해요.

핵심 인사이트

  • AI 결과물은 병목을 없앴는지, 옮겼는지로 판단해야 해요: 1초 만에 만든 AI 회의록이 10명의 읽는 시간을 10분씩 늘리면 100분이 사라져요. 만든 사람의 시간이 아니라 받는 사람의 시간까지 계산해야 슬롭과 자산을 가를 수 있어요.
  • AI가 회사를 '조회'할 수 있어야 대표의 판단이 쌓여요: 결과만이 아니라 결정 과정까지 슬랙·노션에 남기고 직원 세션에서 나온 노하우를 대표가 승격시키는 구조 덕분에 사람이 나가도 지식이 회사에 남아요. 누가 묻든 비슷한 품질의 답이 나오는 것도 이 덕분이에요.
  • AX의 기회는 AI를 못 쓰는 곳에 있어요: AI를 가르치는 대신 문제를 직접 해결해 주고 늘어난 매출의 30%를 나누는 모델은 지방 중소기업·자영업자처럼 개발자가 없는 곳이라서 성립해요. 고객을 먼저 확보하고 제품을 만드니 리스크도 작아요.

오늘 당장 해볼 것

  1. 이번 주에 나온 AI 회의록이나 보고서 하나를 골라 "만드는 데 아낀 시간"과 "읽는 사람들이 더 쓴 시간"을 나란히 적어 보세요. 우리 팀의 AI 사용이 병목을 없애는지 옮기는지 바로 보여요.
  2. 공부하고 싶은 글 하나의 원문 링크를 Claude에 주고 내 업무 상황을 설명한 뒤 "배경 설명 + 원문에 없지만 궁금할 내용 + 우리 회사에 적용할 토론 질문 2~3개"로 정리해 달라고 해 보세요. 아크포인트 스터디 스킬의 핵심 구조를 바로 따라 해 볼 수 있어요.
  3. 오늘 내린 결정 하나를 슬랙이나 노션에 "결론"만이 아니라 "A를 포기하고 B를 고른 이유"까지 남겨 보세요. 나중에 AI에게 "왜 그렇게 했지?"라고 물었을 때 답이 돌아오는 회사의 첫걸음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