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실
에이전트2026-09-18

회의록 만드는 회사가 자기 팀을 통째로 AI로 복제한 이유 (feat. 여울님, 현제님)

출처 · 빌더 조쉬 Builder Josh이 글은 아래 영상 내용을 한국어로 요약·정리한 것입니다. 원문의 주장과 수치는 영상 제작자의 것입니다.
원본 영상 보기 →
핵심
  • 역할별 에이전트가 아니라 개인별 복제 에이전트를 만드세요
  • 모든 규칙을 온톨로지로 만들 필요는 없어요
  • 조직의 진짜 성장 병목은 에이전트가 아니라 사람이에요

한 줄 요약

연매출 40억 규모의 AI 회의록 스타트업 티로(Tiro)는 팀원 12명 전원에게 자신을 복제한 개인 AI 에이전트를 하나씩 붙여 줬어요. 소울(말투)·위키(개인 데이터)·온톨로지(회사 공용 규칙) 3계층으로 구성하고, 회사 업무의 98%를 시뮬레이션하는 것을 목표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전체 내용 정리

티로는 무엇을 하는 서비스인가요

티로는 실시간으로 대화를 기록하고, 필요하면 15개 이상의 언어로 즉시 번역한 뒤, 조직이나 개인이 원하는 형태의 문서로 만들어 슬랙·MCP·CLI 등 원하는 곳에 공유까지 해주는 통합 워크플로 서비스입니다.

CTO 김상철(사내 영어이름 '여울')은 이를 "단순 회의록 서비스"로 규정하기보다 "대화를 자산화하는 서비스"라고 부르는 쪽을 선호한다고 밝혀요. 실제로 고객마다 원하는 가치가 달라서, 회의록 자체가 필요한 기업도 있고 회의록의 활용법이 더 중요한 기업도 있어서 상황에 따라 다르게 소개한다고 합니다.

초기 성장 비결은 고객 이름을 다 외울 정도의 밀착이었어요

더플레이토는 임윤성 대표, 김상철, 윤나 세 명이 공동창업했고, 제품은 2024년 9월에 처음 출시됐습니다.

초창기에는 전원이 본업을 유지한 채 주말마다 16~18시간씩 모여 개발하며 고객을 직접 만났어요. 첫 1,000명 고객의 이름을 거의 다 외웠을 정도로 집착했습니다.

좋은 제품을 퍼뜨리는 과정을 "종교가 퍼지는 과정"과 비슷하다고 봤어요. 모두를 만족시키는 대신 소수의 특정 고객을 집요하게 파고들어 이들이 자발적으로 주변에 전파하게 만드는 전략입니다.

논문상 지표가 좋아도 실제 사용자가 만족하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고 보고, 강의실이나 회의에 직접 따라다니며 "방금 티로를 켤 수 있었는데 왜 안 켰는지" 같은 질문을 반복해 사용자의 실제 행동에서 인터페이스 개선점을 찾아냈어요.

AX 담당 박현재(사내 영어이름 '레오') 역시 초기 고객이었는데요. 일본어 강의를 들을 때 공동창업자가 옆에서 음절 하나하나까지 확인하며 도와줬던 경험이 결국 최고의 마케팅이었다고 덧붙입니다.

팀원 12명, 복제 에이전트 12개

티로는 지난해 11월 마이크로소프트의 반대 개념인 '프로젝트 매크로하드'를 시작해, 팀원 12명 각각에게 자신을 복제한 개인 에이전트를 붙였어요. 레오의 에이전트는 '미오', 여울의 에이전트는 '겨울'이라는 이름을 갖습니다.

작동 방식이 흥미로워요. 레오가 멘션되면 미오가 먼저 레오라면 했을 답변과 업무를 대신 처리하고, 레오는 나중에 확인해 맞으면 넘어가고 틀리면 로그를 남겨 규칙을 보완합니다.

이런 방식으로 대면이 필요한 일을 제외한 개발, 장애 모니터링·원인분석·조치 후 승인 요청, 신규 고객 문의에 대한 이메일 초안 작성 등 대부분의 업무가 처리되고 있어요. 궁극적으로 회사 워크플로에서 사람이 빠지고 티로 자체를 98% 수준까지 AI로 시뮬레이션하는 게 목표입니다.

개인 에이전트는 세 계층으로 구성돼요.

  • 소울(soul) 레이어 — 담당자의 6개월~1년치 슬랙 메시지를 여러 에이전트에 통과시켜 말투, 개입 시점, 판단 기준 등을 정의한 문서
  • 위키 레이어 — 그 사람이 평소 다루는 개인화된 데이터(취향, 대화 기록 등)
  • 온톨로지 레이어 — 회사 전체가 공통으로 지켜야 할 외부 공용 규칙

박현재의 경우 지난 6개월~1년간 쌓인 일본 B2B 업무 맥락이 미오에게 넘어가 있어요. 계약서, 일본어 메일, 경어 규칙, 결제·계약 관행 차이 같은 것들이요. 그래서 동료 유나가 일본 담당으로 이동한 뒤에도 별도 인수인계 없이 미오에게 물어보면 대부분 해결되는 방식으로 업무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온톨로지란 무엇일까요

김상철은 '온톨로지'라는 용어를 팔란티어(Palantir)가 정의한 개념 그대로 쓰고 있다고 밝혀요. 데이터·로직·액션 세 가지에 감사(로그)와 권한(누가 접근 가능한가)을 더해 총 다섯 요소로 구성됩니다.

온톨로지로 정의해야 하는 경우는 한정적이에요. "절대 틀려서는 안 되고, 조직 내 서로 다른 사람이 다르게 말하면 문제가 생기는" 영역만요.

예로 든 게 자사의 MRR 정의였습니다. 일본인이 일본에서 결제하면 일본 MRR인 게 명확하죠. 그런데 한국에서 일본인이 도입해 일본 팀원 11명을 데려온 경우엔 이게 일본 MRR인지 한국 MRR인지 회사 내에서 정의조차 안 돼 있었어요. 이게 온톨로지 구축의 출발점이었습니다.

반면 이메일 작성처럼 어느 정도의 오차가 오히려 도움이 될 수 있는 영역은 온톨로지로 만들지 않고 프롬프트 수준에서 처리해요.

그는 이를 '창고'에 비유합니다. 창고를 페인팅하는 회사에는 색깔이 중요한 데이터고, 물류회사에는 크기·종류가 중요한 데이터예요(데이터 레이어). "창고가 비었다"를 어떻게 정의할지가 로직 레이어이고, 비었을 때 "채워야 한다"는 게 액션 레이어입니다. 이 다섯 요소가 실제로 중요한 영역에서만 온톨로지를 만들고, 그렇지 않으면 똑똑한 모델의 일반 지능과 위키만으로 충분하다고 봐요.

프리온톨로지는 온톨로지가 될 수 없어요

김상철은 선을 긋습니다. "프리온톨로지는 온톨로지가 될 수 없다."

온톨로지는 결국 사람(의사결정자)이 "우리는 앞으로 이렇게 부르겠다"고 최종 결정을 내려야 완성되는 것이지, 자동으로 구축될 수 없다는 거예요. 프리온톨로지는 대화 기록 서비스인 티로가 줄 수 있는 가치를 설명할 언어가 없어 만든 마케팅성 개념이라고 솔직히 인정합니다.

실제 구축 방식은 이래요. 각자 자신이 하는 일을 다른 사람이 그대로 따라 할 수 있을 만큼 업무 규칙을 자세히 서술해 올리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이 과정에서 "내가 말하는 고객과 네가 말하는 고객이 다르다"처럼 공통 개념의 불일치가 드러나고, 그중 규칙으로 강제할 가치가 있는 것만 온톨로지로 승격해요.

티로 사내 온톨로지는 하나의 Git 저장소에 YAML 형태로 존재하며, 엔지니어링·그로스 등 도메인별 스키마가 있고 계속 바뀝니다. 에이전트가 직접 업데이트를 PR로 올리기도 하고 팀원이 새 규칙을 제안하기도 하는데, CTO인 김상철이 일주일에 한 번씩 전체 린트를 돌리고 최근에는 규칙 위반을 자동 점검하는 온톨로지 전용 린트 도구까지 만들었어요.

에이전트를 신뢰하고 관리하는 법

회사 공용 규칙인 온톨로지는 엄격하게 검수하지만, 개인 에이전트는 서로 격리돼 있어 미오가 고장 나도 겨울은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에이전트는 웬만한 오류를 스스로 고치고, 어려우면 담당자에게 SOS를 보내 도움을 요청해요.

신뢰를 담보하는 장치는 두 가지예요.

첫째는 평가하는 사람 자신을 슈퍼휴먼으로 만든다는 철학입니다.

둘째는 인터페이스예요. 로그를 대시보드에 쌓아 두고 "일주일에 한 번 관리자 페이지에서 확인하라"고 하는 대신, 슬랙 스레드에 바로 노출하는 방식을 고집합니다. 사람은 결과를 별도로 찾아보게 하면 절대 확인하지 않지만, 대화 맥락 속에 자연스럽게 로그가 보이면 이상한 답변을 그 자리에서 바로 고칠 수 있거든요. 계약처럼 반드시 확인해야 하는 대화는 놓치지 않고 챙기되, 100%를 다 보지는 않는다고 솔직히 밝혀요.

그리고 진단이 인상적입니다. 조직이 에이전트를 아무리 잘 쓰더라도 성장 속도의 병목은 결국 '가장 느린 주자'에 달려 있는데, 김상철은 이 병목이 에이전트가 아니라 사람이라고 봐요.

에이전트를 무한히 빠르게 만들어도 팀 전체 속도는 크게 늘지 않지만, 가장 느린 팀원의 역량을 끌어올리면 조직 전체 속도가 실제로 늘어나거든요. 그래서 팀원의 일반 지능·사고력·문제 정의 능력을 기르는 데 오히려 더 많이 투자하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실제 성과 평가 기준도 "실패해도 괜찮지만 그 루프에서 무엇을 배웠는가"를 핵심으로 삼아요.

왜 역할별이 아니라 개인별 에이전트일까요

CS 에이전트, B2B 에이전트처럼 역할 단위로 만드는 대신 개인 단위로 만든 이유는 문화적 요인이 큽니다.

역할 단위로 만들면 오너십이 불분명해지고 권한 관리가 애매해지며, 그 관리를 위한 별도 직무까지 생겨요.

반면 "나를 대체하는 내 에이전트"는 일종의 포켓몬 같은 존재가 됩니다. "레오의 에이전트는 잘 싸우는데 내 건 왜 이 모양이야"라는 식으로 자연스러운 동기부여와 인센티브 정렬이 생기는 거죠.

팀은 격주로 모여 "내가 어떻게 내 역할을 20%씩 덜어내고 있는지" 공유하고, 여기서 나온 좋은 패턴은 주말에 김상철이 팀 공용 위키에 반영합니다. 최근에는 팀원들에게 각자의 티로 API 키를 줘서 그날그날의 대화 기록을 모든 에이전트가 알 수 있게 하는 방식을 시험해 보고, 좋으면 곧바로 팀 전체에 패치로 반영했어요.

보안 인증과 B2B 포지셔닝

티로는 SOC2와 ISO 인증을 취득했어요. 그 전에는 B2B 고객에게 보안 관련 설명을 반복적으로 왔다 갔다 해야 했지만, 인증 취득 이후로는 그 자체로 신뢰를 먼저 확보하고 들어가는 효과가 컸다고 밝힙니다.

보안 관련 세부 문의(160~200개 항목짜리 보안성 검토 문서 등)는 CTO의 에이전트 '겨울'이 회사 온톨로지에 정의된 내용을 조합해 초안을 작성하면 김상철이 검토하는 식으로 처리돼요. 법률 검토도 마찬가지로 초안을 준비한 뒤 변호사에게 확인을 요청해 수임 시간을 줄이고 있고요.

B2B 영업 포지셔닝에서 티로는 "안전하게 저장(store)"과 "필요할 때 꺼내 쓰는(retrieve)" 두 가치를 분리해서 설명합니다. 아직 시장 다수는 저장 가치만으로도 비용을 지불하는 초기~초기다수 전환 단계에 있다고 진단해요.

여기서 티로는 "우리 안에서 다 하라"는 올인원 플랫폼이 아니라 "꺼내 가라, 안전한 지갑"이라는 포지셔닝을 택했습니다. 이를 위해 만든 개념이 '티로위키'인데, 에이전트가 전체 스크립트를 통째로 가져오는 대신 "김부장"처럼 특정 인물·개념 단위 위키를 가져와 관련 정보만 끌어오게 해서 토큰 사용량을 줄이고 정확도를 동시에 높인다고 설명해요.

핵심 인사이트

  • 역할별 에이전트가 아니라 개인별 복제 에이전트를 만드세요: 오너십과 권한 관리가 명확해지고, "내 에이전트 대 동료 에이전트" 식의 자연스러운 동기부여가 생겨 팀 전체가 자발적으로 에이전트를 개선하게 됩니다.
  • 모든 규칙을 온톨로지로 만들 필요는 없어요: "절대 틀리면 안 되고 조직 내 정의가 갈리면 문제가 생기는" 영역만 엄격한 규칙으로 승격하고, 나머지는 똑똑한 모델의 일반 지능과 개인 위키에 맡기는 편이 훨씬 효율적입니다.
  • 조직의 진짜 성장 병목은 에이전트가 아니라 사람이에요: 에이전트를 아무리 고도화해도 가장 느린 팀원의 역량이 조직 전체 속도를 결정합니다. 팀원의 사고력과 문제 정의 능력에 투자하는 게 에이전트 튜닝보다 우선순위가 높을 수 있어요.

오늘 당장 해볼 것

  1. 반복적으로 판단을 내리는 업무 하나를 골라, 다른 사람이 그대로 따라 할 수 있을 만큼 자세한 업무 규칙 문서로 적어 보세요. 고객 응대든 견적이든 문의 회신이든요. 이게 '프리온톨로지' 작업의 시작입니다.
  2. 최근 6개월간 주고받은 메시지와 메일을 모아 나만의 말투와 판단 기준을 정리한 '소울 문서'를 만들어 보세요. 나중에 AI 비서에게 응대를 맡길 때 그대로 쓸 수 있습니다.
  3. 업무 중 "절대 틀리면 안 되는 규칙"과 "어느 정도 유연해도 되는 판단"을 구분해 리스트로 나눠 보세요. 전자만 문서화된 고정 규칙으로 만들고, 후자는 AI에게 자율적으로 맡기면 됩니다.